자주하는 일이 아닌 만큼! 할 때마다 힘든 퇴.사.
(사실 저도 이번이 두번째였죠.)
얼마 전 있었던, 저의 퇴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반말주의. (일기 형식이 될 것만 같아서 반말이 더 적절해보이네요^^;)
일단 퇴사의 이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자'
'내 일이, 도대체가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다' 라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었다.
다시 말해, 내 일의 제대로 된 소속은 이곳이 아닌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 속에서 괴로워하던 중 (많이 괴로워한 건 아니예요) 역시나 수행하는 건 어렵진 않음에도, 방향성이 너무 다른 지시들이 지속되었고, '왜 이렇게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던 어느날 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 경영진 회의도 한 몫한 것도 사실이다. 트리거 역할을 하였지.
"여러분들, 올해는 불경기로 정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고로, 올 해는 단 한명도 충원을 하지 않을 것이니,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팀원들 관리 잘해주십셔!!"
"우리뿐 아니라 다 어려운 상황이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용을 거의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올해 퇴사를 한다는 직원은 매우 훌륭한 인재일터이니, 그런 친구들 나가게 되면 그건 리더의 잘못입니다. (어차피 당신들은 갈 곳이 없잖아..?)" 뒤에 말은 저렇게나 직언은 아니었지만, 슬쩍 저런 뉘앙스였다.
'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다고요..?' 라는 생각에, 본의 아니게 퇴사 의지가 활활 타올랐다.
'직원들 퇴사 못하게 하려면 바쁘게 만들어야한다'는 경영진의 그 사고 또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썩은 사고 대신, 회사를 더 좋게 만들 생각을 하셔야하는 거 아닌가...?;;
뭐 사고를 바꾸시라고 하고 싶진 절대 않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자! 확고하게 미음 먹게 된 시점.
되려면 또 빨리 진행되던 '퇴사로의 결정'
위에서 말한 회사와의 방향성 차이로 인해, 좋은 기회가 생기면 그래도 꾸준히 도전해보려고 노력했었다.
헤드헌터에게 오퍼가 오면 적극적으로 살펴봤고, 정말 현타가 많이 온 날은 직접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써칭해보기도 했다. '기회는 언제 오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출장 중의 어느날 (사실 독감 상태에서 매일같이 수액을 맞아가며 겨우겨우 출장을 가게되었는데도, 걱정하는 멘트 하나를 들어보질 못한 부분도 x-회사에 대해 '역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된 사건이었다.), 사실 언제 제출했는지도 딱히 기억 안나는 (x-회사는 정말 몹시 바빴다.) 서류합격 통보가 왔고, 면접날짜를 정하게 되었다. 면접의 과정 속에서, 당시 기준 현 회사의 단점이다 생각한 점들을 주력으로 보았다. 면접이란, 서로 하는 상견례와 같은 것이니, 나 또한 그 부분으 중점적으로 살펴봤던 것 같다.
1) 조직구조 (+윗분들의 사람 됨됨이) 2) 위치 3) 연봉...
내 중요도 순은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올해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어떻게 겪어온 건지 사실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0-;
A형독감, 면접, 여행, 신제품 행사, 퇴사.... 이것만으로도 참 버라이어티했다.
퇴사가 결정되면 해야 할 일
역시 퇴사의 과정은 (예상했던것처럼) 친절하지 않았다.
아니, 뭐 그럴 이유가 없지.
나간다는데.
이해는 간다.
뭐 이것저것 서운한 건 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내 책임은 다 하고 싶어서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어서), 마지막 행사까지 잘 마무리하고 나오기로 일정을 잡았다.
그로 인해, 새회사에서는 결정된 시점보다도 +1달이라는 시간을 준 게 무색해질만큼 나는 딱 1주일 쉴 수 있었다.
그래도, 퇴사하게 될 줄 모르고 아이 겨울방학에 맞춰서 영국여행을 계획해놨던 터라 (결국 무산되었지만 ㅠ) 미리 연차 제출해 둔게 있어서, 퇴사 전에 좀 쉴 수 있긴 해서 다행이었다.
- 퇴사 통보 (상위 관리자 우선)
: 직속 상사에게 먼저 보고하는 걸 우선시하는게 좋다.
좋아하는 상사든 아니든을 떠나서. 제3자에게 전해듣지 않도록 직접 전달하는 건 최소한의 예의다.
그리고는 조직원들...
난, 서서히 소문이 날 때 즈음이 되면 회사 내 친하게 지냈던 분들에게도,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던 것 같다. 환경이 문제였던 것이지, 사람들은 너무 너무 아쉬웠다 ㅠ
난 임원분들과 직접 소통이 많은 직무라, 상황봐서 순차적으로 다 말씀드렸다.
- 인수인계서 작성
: 이건 보통 회사의 사직서에 들어가는 파일로 알고 있다.
인계받을 담당이 정해지면 가장 마음 후련하게 떠나겠지만, 나의 경우엔 딱히 결정된 게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끌다가 나갔는데도... 조직의 생태계 정리를 안해주시다니.) 일단 내 상위 관리자에게 다 전달을 드렸고, 차근하게 인수인계 파일을 만들어 전달하고 가야한다.
- 정확한 퇴사 날짜 확정
: 사직서를 작성할 때도 꼭 들어가야하는 항목이라 정해야한다.
물론 업무상황에 따라 날짜를 정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본인의 입사날을 고려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해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나 역시 새회사 출근을 더 미루긴 힘들어보여서, 그렇게까지 꼼꼼하게 따져서 정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x-회사 입사달이 3월이라 2월까지 일하다가 나갈 수 있었다면, 1년마다 연차가 리필되는 구조를 생각한다면 며칠 차이로 퇴직금의 큰 액수 차이가 나는 셈. 정말 나야말로 딱 그 아까운 케이스였다.
15일 차이로 1년 구간을 못 채웠다. 3년 하고 350일 정도 일한 거니...ㅜㅜ
아직 퇴사 준비 중이신 분들은, 이 부분 잘 고려하셨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퇴사와 입사를 하루도 남김없이 딱 채웠는데 (연차로 채우고,,, 잔여연차는 기존 회사에서 수당으로 받는 형식으로), 이 부분도 주의해야한다. 만약 소속이 없는 날이 며칠이 생기면, 건강보험이 그 사이에 직장가입자가 아니라 지역가입자가 되는거라 직장인 혜택을 못받아서 괜시리 몇십만원 날릴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 사례를 봤습니다..ㅠ)
- IRP계좌 만들기
: IRP계좌는 퇴직급여 받을 계좌로, 은행에 직접 가서 발급 받아도 되지만 요즘은 어플로도 뚝.딱. 가능하다!
4년 전 내 기억을 더듬어보면, 퇴직급여를 인출하는 건 무조건 은행 방문이었는데, 이젠 인출 또한 뚝.딱. 가능하다고 하다. 참고로, 2022년 4월 14일 이후부터는 퇴직금은 무조건!! 급여 계좌가 아닌 IRP계좌로 지급되는게 의무화되었습니다.
- 사직서 상신
: 퇴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사직서 제출하기.
우리 회사의 경우엔, 사직서에 인수인계서 파일과 비밀유지서약서 파일, 그리고 IRP 계좌 사본을 제출해야했다.
- 잠시 숨 돌릴 시간이 며칠이라도 있다면, 여행 등을 통해 심신 수련하기
: 이제 또 새로운 회사에 가면 한달 정도는 적응을 위한 적당한 긴장감이 따라다닐 터.
그를 위해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 다 하기.
또...뭐가 있으려나.
일단 중요한 것들은 다 적은 것 같으니, 또 생각나면 추가하겠습니다.! :)
여러분들은 퇴사 결정 후 무엇을 하셨을지요.?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제갸, 상위 관리자에게 퇴사를 하겠다고 말했더니 들은 말이 아직도 너무 인상깊어서 남겨봅니다.
"지금은 시기가 아니야"
첨엔, 나를 위해... 지금 불경기라 나가면 갈 곳이 없어. 이런 뜻인 줄 알았는데..!!
듣다보니, 내가 나가면 내 빈자리를 채용할 계획이 없으니 (회사를 생각해서)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한 것.
대단합니다..!!

우리들의 새로운 시작, 많은 응원합니다. 도전은 언제나 멋진 거니까! :)